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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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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이 곧 실행된다. 일반적으로 3, 5, 10이라고 하는데 식사는 3만원, 선물은 5만원, 그리고 경조사비는 10만원을 넘으면 안 된다고 한다. 저촉범위는 공직자들은 당연히 들어가고, 언론사·사립학교·사립유치원 임직원, 사학재단 이사진 등도 포함이 된다. 어쩌면 상당히 광범위하게 저촉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아직 법이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추석명절부터 당장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러한 기준에 맞게 선물이 조정되고 있다. 저자는 작은 신학교에 교수로 있는데 학교에서도 선물의 기준을 바꾸었다. 행여하는 마음에서 5만 원 이하의 선물로 조정한 것이다. 물론 이 학교와 관련하여 선물로 인해서 부정한 일이 생길 것도 없지만 정부가 정해준 기준을 따르자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공직자나 이 법에 저촉되는 사람만 관련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전체적으로 사회의 분위기가 이러한 기준을 따라서 움직이고 있다. 범위가 그렇게 정해져 있다면 굳이 그 선을 넘어서 과한 선물을 해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이것은 보내는 사람도 그렇고 받는 사람도 서로 양해가 되는 부분이다. 앞으로 이렇게 된다면 이 사회의 과한 접대문화가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1969년에는 가정사에 있어서 허례허식을 추방하기 위해서 ‘가정의례준칙’이라는 법이 제정되었다. 여기에 따르면 장례식에서 호곡하는 것, 상주들의 의복에 관한 것 등도 정하였다. 이후 1973년에는 처벌규정까지 넣어서 더욱 강화하였다. 청첩장이나 부고장을 돌리지 못하고, 화환을 하지 못하고, 답례품도 금지되고, 만장과 상여를 사용해서 안 되는 등의 구체적인 법규정을 만든 것이다. 이러한 법이 좀 과한 면은 있었지만 그래도 이후 사회의 분위기가 바뀌고, 관혼상제의 예식이 현실적으로 된 것이 사실이다.

 

김영란법의 실행을 앞두고 여론은 반대의 의견이 꽤 있었다. 무엇보다 경제위축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선물이나 식사 등이 규제되면 관련 사업이 망한다는 논리였다. 그러면 한국의 경제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경고였다. 이러한 여론을 보면서 실은 한국사회에 대한 우려가 먼저 되었다. 과연 이렇게 우리 경제가 허약한 것인지, 더군다나 이 경제가 그러한 선물이나 향응에 의지해 있었는지 의문이 드는 것이다. 어쩌면 경제적 타격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사회가 바르게 되는데 필요한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비용을 치르고 이 사회가 바르게 된다면 결코 비싼 대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적절한 선물과 접대는 인생을 사는데 좋은 요령일 수 있다. 성경이 말하듯 나를 존귀한 자 앞으로 인도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뇌물이 된다면 그것은 다른 것이다. 그것은 나를 인도할지 몰라도 남은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러한 절망이 지배하면 이 사회는 쉽게 무너질 것이다.

 

김영란법은 축복이다. 이 사회에서 이러한 법이 통과되었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이렇게 시행까지 오게 되었다니 참 감사하다. 이를 통해 이 사회의 거품이 걷히고, 공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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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성돈

huiosc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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