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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연합과 벧엘

어버이연합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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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어버이연합으로 인해 나라가 시끄럽다. 이들이 관제데모에 나서고, 일당을 주면서 탈북민들을 동원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전경련과 같은 기관에서 재정적인 지원을 받았고, 청와대와 같은 정부기관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눈길을 끄는 대목은 ‘벧엘복지재단’이라는 중간조직이다. 어버이연합에서는 전경련의 돈이 이 복지재단에 들어갔고, 무료급식에 쓰였다고 하는데 이것이 자금세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벧엘’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익히 알 듯이 성경에서 나오는 이름이다. 이 단체의 배후에 기독교의 색채가 가미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구조를 보다가 문득 ‘서북청년단’이 생각났다. 보수, 종북, 반공, 탈북민, 기독교의 조합은 과거 우리가 경험했던 서북청년단의 키워드와 그리 달라 보이지 않았다. 해방이후 북한 지역에서 공산당의 박해를 피해 왔던 서북지역의 기독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단체가 바로 서북청년단이었다. 이들은 공산당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기에 반공을 기치에 내걸었고, 그 행동에 있어서는 과격하여 폭력이 수반되었다. 특히 4.3 제주사건에서 이들의 이러한 태도는 정점을 찍었다. 이들은 점령군으로 제주도에 들어가서 학살과 폭력의 대명사가 되고 말았다. 이들에 의해서 제주도에서 기독교는 점령군의 색채가 강하다고 한다. 이것이 영향을 끼쳐서 제주도에서 복음전도는 지금도 문이 막혀 버렸다. 아직도 이 영향력이 남아 있다고 하니 그 트라우마가 심했던 것이다.

 

기독교가 점점 이 사회에서 극보수의 이미지를 덧입고 있다. 우익단체의 집회에 기도회 형식으로 참여하여, 마치 집회의 오픈행사처럼 하는 것이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기독의 이름으로, 한 정당에서 나타낸 정책들이 타종교에 대한 배타성을 드러내고 사회적 가치에 있어서 극히 보수적인 태도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 대표적 극우단체의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 가운데 성경에서 나온 이름의 복지재단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기독교는 극보수의 선봉장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미지가 강렬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예장통합 교단의 총대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한국교회의 성향’에 대한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여기서 총대들의 52.7%가 한국교회가 보수적이라고 대답을 했고, 25.7%가 중립적이라고, 그리고 19.7%가 진보적이라고 대답을 했다. 즉 스스로의 평가에서도 한국교회는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과반을 넘는다. 하지만 위와 같은 일들이 지속될 때 한국교회는 가치적 보수뿐만 아니라 정치적 보수를 넘어 적극적 극우의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러한 극우적 단체들의 출현이 교회와는 무관한 일부의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토양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한국교회가 이러한 일들을 배양하는 역할을 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 사회가 바라볼 때 이것은 어쩌면 상당한 폭력으로 경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회가 이 사회의 보수적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교회가 그런 가치를 갖는다는 것이 폭력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 어떤 가치라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을 넘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사람으로서 우리가 가져야 할 가치와 태도는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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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성돈

huiosc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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